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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족구'가 세계를 감동시켰다. 대한민국 족구대표팀이 지난달 7~9일까지 3일간 체코 프라하 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푸드넷 월드챔피언십2012' 대회에 출전해 우리 민족 구기종목 '족구'를 전 세계인들에게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세계 19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국제연맹 '프르넷 월드챔피언쉽' 2인제에서 4위에 오르면서 대한민국 '족구'를 전 세계적으로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협회는 체코로부터 대한민국 족구 대표단 출전공문을 전해받고는 망설였다. 그런 망설임은 결국 '족구'의 위기감을 탈피하고자 하는 뜻을 모아 서둘러 대표단을 구성했다. 그러다 보니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경험도 전무한데다 선수단 구성 또한 폭넓지 못했다. 특히 협회가 가맹이 되지 않은 관계로 선수단을 위한 예산 등을 지원해 줄 재정과 함께 이로 인한 인적 인프라 구축에도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경기방식에 맞는 훈련이였다. 협회 경기규칙이 아닌 세계선수권대회 경기규칙에 맞는 경기를 해야 하지만 출전을 불과 3개여월 밖에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은 선수들을 지치게만 했다.
그것도 상대팀도 없이 단 8번의 경기가 전부다. 그럼에도 김용논 단장 및 강승호 부단장은 지난 5일 체코로 출발하는 공항에서 동메달은 꼭 가지고 돌아오겠다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쉽게도 동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3인제는 6위에 그쳤지만 2인제는 4위를 차지해 참여국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1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경기에서 4위라는 성적은 세계족구인들로부터 대한민국 '족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대회 전날 체코 주재로 개최된 20개국 대표자 회의에서 한국대표로 참석한 신정헌 협회이사, 강승호 부단장, 박종빈 감독, 홍기용 미주회장 등이 미리 제작한 '족구' 홍보영상을 바탕으로 역사와 경기규칙 등을 소개하고 족구공과 동영상CD(영문), 족구화, 족구브로셔 등을 '푸드넷' 협회와 20개국 대표들에게 전달했는데 반응은 상상외로 뜨거웠다고 한다. '족구영상물'에 더 관심이 많았던 국가대표들이 한국대표팀을 찾아와 '족구'를 소리치며 세계족구협회에 가입하겠다고 하는 국가도 나타났다.
그런데다 초청하면 참여할 수 있는지, 족구를 배우러 한국에 오겠다는 선수들에서부터 수많은 관심과 질문공세를 받았다. 하지만 기뻐야 할 순간도 잠시. 세계족구협회에 가입하겠다고 해도 가입시킬 협회도 없고, 족구를 배우러 한국에 오겠다고 하는 선수들을 받아 줄 수도 없을뿐더러 유럽이나 미국 등 타 국가에서 대한민국 '족구'팀을 초청해도 출장 등 운영비 마련으로 선 듯 답변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한국 '족구'를 세계에 홍보하겠다는 작은 소망으로 출전했거늘 진정 '족구'가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담기도 전에 협회가 처한 현실을 반추하게 했다.
지금 세계는 우리민족의 구기 종목인 '족구'와 유사한 운동을 '푸드넷'이라는 타이틀로 세계인의 운동종목으로 확산시켜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족구대표단 출전도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족구'가 '푸드넷'이라는 외래어로 아시아는 물론, 올림픽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었다. 지금은 24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푸드넷' 가입회원국은 늘어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8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우리민족 고유 구기종목인 '족구'는 그저 대한민국 역사로만 머물 수밖에 없다. 하루라도 빨리 대한족구협회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정식 경기 가맹단체로 승인돼 엘리트체육으로 육성시켜나가야 한다.
/송영우 대한족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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